핀란드 여행6 - 하파베시 핀란드여행_2013


4일차 아침
어제 새벽 1시까지만 해도 구름하나 없는 날씨였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폭설이 내렸다...
폭설은 현재 진행중....
숙소앞 길은 제설차가 이미 한번 지나간듯 하지만 계속되는 눈들로 인해 도로는 점점 눈으로 덮히고 있는중이다.

아침에 나와서 생각한 것이지만 일정이 하루라도 지체되었다면 어제밤의 그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나마 내가 묵었던 숙소쪽은 제설이 잘 된편..
반대편은 제설작업에 별로 관심없어 보이기도 한다.

차에 짐을 싣고 어제밤에 봤던 엘프언니아를 펍 리셉션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도 해봤지만
턱수염 멋진 영감님이 아침은 저기서 퍼서 먹으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ㅠㅠ
핀란드에는 미인이 원체 많으니 다음에 만날 그녀들을 기약하는 수 밖에 ㅋ


짐을 다 싣고 차에 앉아서 시동을 키기전 차량 상태를 확인해본다.
현재 기온 -18도, 어제까지 달린거리 1266km
이틀동안 정말 징하게 달렸다. 그렇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달려여야 한다는 것이 함정아닌 함정
눈의 도시가 된 사리셀카를 뒤로 하고 난 오늘의 목적지 하파베시로 향한다.


하파베시로 가던중 만난 순록들
중동에 낙타가 있다면 북유럽에는 순록이 있다. 차량이 와도 비켜주거나 하지 않으니 유의하자.
보통 떼로 움직인다고 하는데 내가 만난건 순록의 무리의 꽁무니인듯
보통 순록떼가 나타나면 지나갈 때 까지 기다리느라 하세월이라드라...


40km쯤 왔을까... 갑자기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어제밤에 카메라 배터리를 숙소 침대밑에 끼워서 충전하고 있었는데 챙기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30분 이상 달린 상황... 하파베시까지 가려면 8시간을 가야한다는데 배터리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갈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난 차를 돌리고 다시 어젯밤의 숙소로 향했다.

되돌아가는 길은 서둘러서 30분이 채 걸리지 않은듯하다.
리셉션의 영감님이 무슨일 있냐고 물었고, 난 내방에 놓고 온 물건이 있다고 대답하니 어제밤 숙소키를 받을 수 있었다. 
방에 들어가서 침대밑을 확인 해봤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음....
어 이거 뭥미??? 라는 느낌이 쎄하게 들었다.
그러곤 차로가서 캐리어 가방을 열고 옷을 뒤지자 나오는 카메라 충전기+배터리....
아 차 돌리기전 한 번 확인해봤으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라는 후회감이 들었다.
후회를 해봐야 이미 1시간 20분을 허비한 상황이긴 했지만야...


난 허무하게 허비한 1시간 20분을 만회해야 했기 때문에 눈길을 과속해서 질주하게 시작했다.
1시간쯤 달렸을까... 내가 부주의한 탓도 있지만 옆에 큰 트레일러가 지나가며 일으킨 눈보라와 바람에 
내 차는 갑자기 중심을 잃고 돌기 시작했다... 
차가 돌기 시작했을 때 난 이제 죽었구나... 큰일났다라는 생각이 흑백필름처럼 스쳐 지나갔고... 
한 5~6바퀴쯤 돌았을까???(사실 느낌은 차가 구른줄 알았다;) 퍽하고 눈덩이 속으로 차가 빠져버렸다.


사고났을때 당시의 사진
잠깐의 패닉 후 정신을 수습하고 차 밖으로 내려보니 차는 눈속에 파뭍힌 상황.

다행히 차가 부서진 곳은 없었고 눈속에 차만 빠진 상황이었다.
한참을 달려도 지나가는 차 한대 보기 어려운 눈길 도로 한가운데 나홀로 사고가 난 상태에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패닉)에 빠졌다.

차에 다시 타서 후진도 넣어보고 했지만 뒷바퀴는 헛돌기만 했고, 10여분이 지나도 지나가는 차 한대를 볼 수 없었다.

차에 붙어있었는 0200 111 2222에 전화 해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저기서 어떻게 날 도와주러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을 때
반대편에서 택시 한대가 다가오더니 차를 세웠다.
그리곤 도와주러 차문을 열고 나오는게 아니라.... 그냥 차 안에 가만히 있더라...

??????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난 택시로 가서 택시 드라이버에게 이야기를 건냈다.
도움이 필요하다. 경찰에게 연락해줄 수 있겠느냐 라고 물었다.
쿨한 택시 드라이버의 응답은.... 예쓰. 그러나, 가만히 있더라...
아무 행위도 하지않고... 지나가지도 않고 그대로 정지해서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내뒤로 차들이 나타났지만 하나같이 지나가는 차 하나 없이 사고현장을 지나치지않고
다들 차를 세웠다.
??????? 이거 뭐지??????

앞뒤로 차가 12대쯤 멈추어 섰을 때쯤 이었을까?
뒤늦게 도착한 차량에서 사람들이 내리곤 걱정스런 얼굴로 내게 다가와서 다친 곳은 없냐? 괜찮냐라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한분은 내상태를 계속해서 확인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핀란드어로(아마도..) 내차를 어떻게 뺄지 의논하기 시작했다.
구형 bmw를 타고 온 노랑머리 청년둘은 차에서 삽과 벨트를 가져와서 삽질을 하기 시작했고,
한 영감님은 자기차가 4륜 구동이라며 내차를 견인하고자 후진해서 내차 앞으로 몰고 왔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하나도 없었다.

한국같았으면 스쳐지나가는 차들이 대부분이었을텐데...단 한대도 날 스쳐지나가지 않고 서로 모여서
곤경에 처한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이 상황..

어제까지만해도 핀란드인들이 너무 무뚝뚝한 태도에 정말 여행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는데
한순간에 내 판단이 오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겉으로는 무척이나 무뚝뚝해보이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그렇게 10여분
2분은 삽질하고, 7명이서 차를 미는 행위에 내차는 구조될 수 있었다.

구조작업이 완료된 후, 제일 도움되었던 아저씨가
"너 이차 어디서 빌렸어??" 라고 물어봤고
"헬싱키에서 빌렸다" 라고 대답하니 안믿는 눈치...
(윈터타이어도 아닌체로 외국인 동양얘가 1200키로를 달려왔으니 안 믿을만 하겠죠..)
그럼 언제 빌렸냐길래 이틀전에 빌렸고 3일 더 탄다고 하니, 여기 핀란드에선 12월에 윈터타이어를
안쓰면 위법행위이고, 현상태는 대단히 위험하니 조심해서 운전해라는 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이 말을 들은 난 내차 윈터타이어가 아닌거야??? 별로 안미끌어지던데 라는 회상을 했고
좀전까지 눈길을 100km이상으로 달리면서 때때로 추월도 하던 내가 참 미련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3일을 더 운전해야 하는데 다음에 미끌어지면 죽는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나는 도움준 분들을 한분한분 찾아가서
"키도스", "땡큐"를 연발하며 고개를 숙이고 감사의 인사를 전달했다.


덧글

  • 웃긴 늑대개 2017/09/29 08:55 # 답글

    아... 위험천만했네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훈훈한 결말이 좋네요 ㅎㅎ
  • 준현 2017/10/11 17:02 # 삭제 답글

    12/24~1/1 여행계획중인데....나머지 일정도 몹시 궁금합니다아아아~ㅎㅎ
댓글 입력 영역